바로가기 메뉴
본문내용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서브메뉴 바로가기
QUICK
맨위로 이동
Home > 고객센터 > 여행후기

여행후기

제목 보지 않는 여행, 부탄에서 나를 만난다
작성자 이송이 작성일 2018-06-29 16:55:14

 

보지 않는 여행, 부탄에서 비로소 나를 만난다

 

어떻게 해야 이곳에 허락된 짧은 말로 부탄을 잘 설명해 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이 여행의 본질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해발 2000~3000m의 고산 지대에서 만난 부탄의 사원과 사람들의 삶, 소박한 음식과 담백한 차 한 잔, 뿌리 깊은 종교적 색채와 똑부러지는 행복정책을 경험하는 여정은 짧기만 했다.   

 

# 단순한 세계로의 초대

 

인천에서 네팔 카투만두를 거쳐 구름 위를 뚫고 나온 히말라야의 산맥들을 헤치고 도착한 부탄 파로 공항에서부터 일행은 고요한 감동을 맛본다. 한 나라의 출입문조차 심심산속이다. 전통복장을 하고 마중 나온 가이드 유겐 텐진의 안내로 시작된 우리의 여행은 불현듯 멈추어 선 언덕배기에서의 명상으로부터 비로소 부탄의 시간으로 이어졌다.

  

 

부탄의 수수한 모습처럼 일행의 여정도 단순했다. 유일한 국제공항과 절벽사원인 탁상사원이 있는 파로, 수도 팀부, 그리고 한국의 경주와 같은 고도(古都) 푸나카, 이렇게 세 도시를 여행하는 일정이다. 짧은 여정으론 더 깊게 들어가기는 어렵다. 산을 에둘러 만든 하나의 도로가 구불구불 도시를 연결하고 있어 같은 길을 다시 구불구불 돌아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흔한 말로 부탄에는 볼 것도 별로 없다. 무언가 그럴 듯한 유적이나 관광지를 보고자 한다면 대신 숱한 사원들과 전통가옥, 한가로이 펼쳐진 논밭들만 보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외부 세계에 눈과 마음을 뺏기는 대신 그만큼 내부 세계를 볼 수 있는 시간은 더 많아진다. 굳이 명상이나 요가를 즐기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명상 하고 있는 줄 모르는 채 명상을 하게 된다.    

 

 

# 오래된 미래, 가져보고 싶은 하루

 

일정 역시 여느 패키지여행처럼 바쁘게 서두르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 드넓은 전원의 풍경을 즐기며 요가를 하거나 차를 마시거나 숲 산책을 하거나 명상을 하고, 느슨하게 사원을 거닐며 신화 같은 부탄의 역사와 고대 이야기를 듣고, 틈틈이 어딘가에 앉아 멍을 때리고(명상을 하고), 강가에서 한가롭게 점심 피크닉을 즐기거나 풍경이 좋은 소박한 전통식당에 앉아 부탄맥주를 곁들인 유기농 뷔페를 먹는다.

 

현지인들에 섞여 시장을 둘러보고 시내를 거닐어 보고, 다시 사원에 들러 동자승들의 만트라를 들으며 기도에 동참해 보다가 어느새 밖으로 나와 빙글빙글 마니차를 돌리는 쉬운 방법으로 모두의 행복을 빈다. 어느 날에는 절벽에 기댄 신비한 사원인 탁상곰파에 도달하기 위해 고산 트레킹도 마다하지 않고, 뜨거운 돌을 데운 부탄 전통 목욕으로 트레킹의 피로를 푼다. 자주 밀크티를 마시고, 그보다 더 자주 깊은 심호흡을 해보며, 부탄을 바라보고 또 나 자신을 들여다본다.

 

 

무엇보다, ‘여행자인 나’는 어딜 가나 부탄의 풍경이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입이 떡 벌어지거나 위압감을 느끼게 하는 거대한 자연이 아닌 마냥 기대어 안기고 싶은 푸근한 자연속에서 이국적인 얼굴이 아닌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은 얼굴들을 만난다. 우리는 아마도 다시는 이런 풍경이나 얼굴로는 돌아갈 수 없겠지만 그것들을 온 몸으로 맞닥뜨렸을 때 느껴지는 편안함과 안락함만은 거부할 수 없다.    

 

공항이 있는 파로에서 수도 팀푸까지는 1시간이 조금 넘는 계곡길을 따라 간다. 역시 수없이 구불거린다. 사방에 높은 산을 둘러치고 왼쪽에는 깊은 계곡을 끼고 달리는 길은 그 자체로 여행의 과정이 아닌 목적이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수도 팀부에 도착하니 약간의 조밀함이 느껴지지만 그나마도 전통양식으로 지은 집들의 행렬이 동화 속에 들어온 듯 아기자기하다. 법에 따라 전통양식을 배제한 건물은 아예 없고 6층 이상의 건물도 없다. 신호등이 없는 도로에는 교통경찰의 수신호가 대신하고 학교나 회사의 유니폼이 전통복장인 탓에 전통복장을 갖춰 입은 사람들도 많다. 도시 전체가 “나는 부탄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하다.

 

 

 

 

 

 

 

 

로그인을 하셔야 작성이 가능합니다.